> 나무를 찾아서 W > 나무를 찾아서 W
나무를 찾아서w
제목 아름다운 사람이 심고, 좋은 사람들이 키워낸 이 땅의 큰 나무 날짜 2020.07.04 14:11
글쓴이 고규홍 조회 202
솔숲에서 드리는 나무 편지

[나무를 찾아서] 아름다운 사람이 심고, 좋은 사람들이 키워낸 이 땅의 큰 나무

  바닷가 작은 섬이 짙은 안개에 묻혔습니다. 맑은 날씨였지만, 순식간에 안개에 싸인 작은 섬이 보일 듯 말 듯 마음 속 깊은 곳으로 아련하게 스며듭니다. 보름 쯤 전 맑은 날씨에 찾아간 천리포 앞 바다 ‘낭새섬’ 풍경입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낭새섬도 천리포수목원의 여러 관리 구역 가운데 하나입니다만, 특별히 식물을 심어 키우는 구역이라기보다는 자연 상태로 식물을 보존하는 곳이지요. 천리포수목원의 주요 관람구역을 거닐다가 바다를 바라보면 언제나 풍경의 중심이 되는 섬입니다. 밀물 때가 지나서 바닷가의 물이 빠지는 썰물 때에는 섬까지 걸어갈 수 있는 길이 생깁니다. 최근에는 여기에 인공으로 길을 내서 자연스러운 맛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천리포 앞바다 풍경은 작은 낭새섬이 있어 좋습니다.

○ 경북 구미 답사 길에서 만난 찬란하도록 아름다운 나무 ○

  지난 주 답사에서는 참 좋은 나무, 참 좋은 사람 이야기를 참 많이 취재했습니다. 경상북도 구미 지역의 답사였는데요. 크고 아름다운 나무도 여러 그루 만날 수 있었지만, 그보다 종가집의 종부 어른과의 만남을 비롯해, 옛 선조의 정자를 성의를 다해 지켜온 후손까지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하나 둘 이야기를 정리하며 《나무편지》에서 전해 드리기로 하고, 오늘은 예고만 하겠습니다. 위의 사진은 지난 주 답사에서 만났던 한 그루의 나무입니다. 짙은 나무 그늘에 눕다시피 한 낮은 자세로 찍은 사진이어서 어두운 장면입니다만, 무슨 나무인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아름다운 사람이 손수 심고, 그의 후손들이 정성껏 지켜온 이 나무 이야기는 다음 《나무편지》에서 전해드리겠습니다.

  구미 지역에서 만난 또 한 그루의 나무도 예고만 해드리고 자세한 이야기와 아름다운 나무 전체 모습과 주변 풍경 사진은 다음 기회에 전해드리겠습니다. 조붓한 국도를 지나다가 화들짝 놀라며 만난 융융한 나무입니다. 풍경만으로도 기대하셔도 좋다는 말씀만 드립니다. 나무를 지키기 위해 지어낸 주변 풍광도 좋고요. 지난 봄의 휴지기를 벌충하려는 마음에 발걸음을 매우 재우치는 바람에 들려드릴 이야기는 하고합니다. 오늘 《나무편지》에서는 두 그루의 나무를 ‘예고편’으로만 보여드리는데, 언제 다 들려드리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최소한 오늘 예고해 드리는 두 그루의 나무만큼은 많이 미루지 않고 곧바로 보여드리겠습니다.

○ 꽃이 지어내는 향기를 사진에 담을 수 없는 아쉬움 ○

  나무 앞에서 카메라를 들어올릴 때마다 드는 생각은 어떻게 나무의 실체를 사진에 담을까 하는 겁니다. 언제나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나무 앞에서 카메라를 들기가 선뜻 내키지 않을 때도 있고, 겨우 카메라를 꺼내 들면,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오랜 시간을 쓰곤 하지요. 앞에 말씀드렸던 천리포 숲에서4도 그랬습니다. 치자나무 꽃 한 송이 앞에 오래 쪼그려 앉았습니다. 이 꽃은 홑꽃으로 피는 우리 토종의 치자나무 꽃과는 달리 겹꽃이 피어나는 치자나무 품종의 꽃입니다. 이 치자나무 꽃이 하도 좋아서, 한 그루의 묘목을 구해 집에서 키웠던 적도 있습니다. 집의 베란다에서 키우는 이 꽃이 피어나면 거실 안에 화분을 들여놓고 향기를 탐하곤 했지요. 향기가 뭐라 표현하기 힘들 만큼 좋은 꽃이니까요. 이 꽃을 만날 때에도 카메라를 꺼내기가 망설여지곤 합니다. 천상의 향기를 사진에 담을 수 없으니까요. 한참 꽃 앞에 쪼그리고 앉아있다가 카메라를 꺼내들기는 했지만, 향기를 담을 수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아마 이제는 모두 시들어 떨어졌겠지만, 치자나무 꽃 앞에서 망설이던 그 날, 천리포수목원 관람구역의 한가운데에서 만날 수 있는 노루오줌원은 더없이 화려한 풍경을 보여주었습니다. 활짝 피어난 갖가지 빛깔의 노루오줌 뒤편으로 초가지붕을 한 작은 집이 빼꼼히 보입니다. 오래 전에는 우리 직원들의 숙소로 활용했다가 지금은 수목원 방문객들이 이용하는 게스트하우스입니다. 그 앞에 펼쳐진 노루오줌의 황홀경은 찬란했습니다. 조금은 민망한 이름인 ‘노루오줌’은 뿌리에서 동물의 오줌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 꽃은 더 없이 화려합니다. 그냥 바라보고만 있어도 발걸음을 떼어놓기 싫을 만큼 좋습니다. 다시 저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려면 한해를 더 기다려야 합니다.

○ 숲 그늘 짙어지는 만큼 깊어가는 여름 … 건강하세요 ○

  여름 깊어지고, 숲의 그늘도 무척 짙어졌습니다. 숲 그늘은 언제나 살아있어서 좋습니다. 어느 한 순간도 그 상태 그대로 멈춰있지 않습니다. 햇살 비치는 쪽으로, 바람 부는 대로 무시로 살랑거립니다. 나무가 살랑거리는 게 꼭 햇살이나 바람 때문만은 아닙니다. 나무도 필경 살아있는 생명인 이상, 제 스스로 움직입니다. 나뭇잎이 춤추는 건 그래서 나무 스스로의 움직임일 수 있습니다. 햇살과 바람에 잘 어울리며 이뤄내는 생명의 군무인 셈이지요.

  장맛비가 본격적으로 쏟아질 모양입니다. 일기예보에는 경기와 강원 영서 지역을 뺀 우리나라 전 지역이 오늘 밤부터 다음 주 초까지 내내 비가 내린다고 돼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아마도 비에 제 발걸음도 묶일 듯합니다. 축축한 날씨에 건강 잘 살피시면서, 평안한 여름 보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나무가 지어내는 풍경을 온전히 담을 수 있기를 희망하며 7월 6일 아침에 ……
솔숲(http://solsup.com)에서 고규홍 올림.

솔숲닷컴(http://solsup.com)의 '추천하기'게시판에 '나무 편지'를 추천하실 분을 알려 주세요.
접속이 어려우시면 추천하실 분의 성함과 이메일 주소를 이 편지의 답장으로 보내주십시오.

○●○ [솔숲의 나무 이야기]는 2000년 5월부터 나무를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

유인아 (2020.07.06 14:33)
 상동도서관 강좌가 도서관 미개관으로 취소됐고,추후 일정 알리겠다는 문자를 받았어요.참 아쉽네요.
아직 가능성은 남아 있으니 기다려야줘.친구와 같이 즐겁게 나무강좌다녔던 지난 날이 그리워요.
수요일 나무강좌,일상이었던
지난날이 참 행복했구나~~
고규홍 (2020.07.06 17:28)
그러게요. 그런데, 아마도 다음 강좌인 7월22일부터는 어떤 식으로든 강행할 수 있지 싶습니다. 그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신명기 (2020.07.08 15:03)
아, 노루오줌이 저렇게 다양한 색을 지녔군요~~
제 일터에는 두 가지 색 노루오줌만 피어도 참 이쁘다 이쁘다~~했는데~~
낭새섬을 보니 다시 천리포 게스트 하우스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별것 아닌 나들이도 유난히 귀하게 느껴지는 2020년입니다~^^
고규홍 (2020.07.22 08:56)
그러게요. 별것 아닌 나들이.... 조심하면서 다니니까, 더 귀하게 느껴진다는 생각도 들어요.
글쓴이 비밀번호
보이는 순서대로 문자를 모두 입력해 주세요
등록
목록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