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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시 꽃마리의 계절이 우리 곁에 찾아왔습니다 날짜 2019.05.03 19:21
글쓴이 고규홍 조회 201
솔숲에서 드리는 나무 편지

[나무를 찾아서] 다시 꽃마리의 계절이 우리 곁에 찾아왔습니다

  꽃마리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다시 꽃마리의 계절이 우리 곁에 스며든 것입니다. 자디잔 꽃송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힘을 냈습니다. 빨강 하양 철쭉 꽃 화려하고, 간간이 칠엽수도 꽃봉오리를 내밀고 있지만, 누가 뭐래도 ‘꽃마리의 계절’이라고 써야 하겠습니다. 꽃마리의 꽃은 한 송이의 지름이 고작해야 겨우 2밀리미터 쯤 되는 자디잔 꽃이지만, 돌보는 이는커녕 바라보는 이조차 흔치 않은 회색빛 도시의 콘크리트 틈에서 참 예쁘게 피어나는 장하고 장한 생명입니다.

○ 작아서 더 아름답고 더 장한 꽃마리 꽃의 융융함 ○

  선 채로 바라본다면 그 꽃의 존재조차 구별하기 어려운 아주 작고 앙증맞은 꽃, 그래서 이 꽃의 참 아름다움을 느끼려면 걸음을 멈춰야 합니다. 허리를 구부리고, 머리를 조아리고 아주아주 천천히 가만가만 들여다 보지 않으면 꽃마리 꽃의 신비는 도저히 느낄 수 없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숨을 멈추고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숨을 멈추고 흔들리는 시선을 잠시라도 고정시켜 보면 더 좋습니다. 가늣한 줄기가 길쭉하니 비어져나와 있어서 그 끝에 매달린 하늘거리는 꽃송이는 그래야 자세히 볼 수 있거든요.

  위쪽에 피어난 철쭉 꽃 아무리 무성하고 화려해도……, 지나는 사람들의 무심한 발길에 채이고 더러는 짓밟히까지 하면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제 생김생김을 있는 그대로 피워내는 꽃마리 꽃은 언제 보아도 장하고 기특합니다. 기다란 줄기는 제 멋대로 뻗었습니다. 대개는 옆으로 멀리 곧게 뻗어내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니지요. 어떤 줄기는 하늘거리며 뻗어나가다가 웬일인지 살짝 휘어돌면서, 서로 야릇하게 섞이며 더 풍요로운 천상의 화원을 이룹니다.

○ 존재하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 ○

  꽃 송이가 꼭 커야만 좋은 건 아닙니다. 작지만, 아니, 작기 때문에 더 아름답고 더 장할 수 있는 게 꽃 송이입니다. 세상의 모든 꽃, 세상의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결국 자신만이 가진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존재하는 모든 것은 옳다”고 한 스티븐 제이 굴드의 어법을 빌려 한 마디 보탭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

  오늘까지 쉬는 날이군요. 지금 띄우는 《나무편지》를 화요일 아침에 보시는 분들이 많겠네요. 그러고 보니, 내일 모레는 다시 이 달의 둘째 수요일입니다. 어김없이 부천 상동도서관에서의 나무강좌는 이어집니다. 마침 이 날은 5월8일, 가정의 달의 백미인 어버이날입니다. 어버이를 기억하고, 스승을 떠올리고, 또 부부의 사랑을 더 깊게 하는 나무 이야기를 모아 전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낮은 곳에서 가장 작지만 가장 아름다운 꽃을 바라보며 5월 6일 아침에 ……
솔숲(http://solsup.com)에서 고규홍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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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숲의 나무 이야기]는 2000년 5월부터 나무를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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