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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겨울, 지금 나무는 찬란히 다가올 봄을 채비합니다 날짜 2019.01.12 10:33
글쓴이 고규홍 조회 346
솔숲에서 드리는 나무 편지

[나무를 찾아서] 이 겨울, 지금 나무는 찬란히 다가올 봄을 채비합니다

  저 꽃봉오리 열리고 피어나는 꽃을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나무는 알지 못합니다. ‘불칸’이라는 이름을 가진 목련입니다. 대개는 꽃샘바람 잎샘바람 살짝 지날 즈음인 오월 초에 화산처럼 붉은 빛의 꽃을 피우는 자목련 종류의 나무입니다. 자목련 종류의 꽃이 붉다고는 하지만, 꽃잎의 바깥쪽이 붉은 데 반해 안쪽은 흰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이 ‘불칸 목련’의 꽃은 안팎이 모두 빨갛습니다. 남다른 꽃이어서, 누구라도 이 꽃 앞에서는 우선 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그야말로 ‘화산처럼 혹은 화산보다 붉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꽃입니다.

○ 한 고비만 넘기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

  고요의 겨울 숲에서 나무들은 봄을 채비합니다. 미동도 들키지 않으려 나무들은 제 몸 깊은 속에서 아주 조금씩 가만가만 꼬무락거립니다. 어떤 나무는 나뭇가지 한가득 새 생명 가득 담은 열매와 씨앗을 돋우고, 그가 지내온 지난 사계절을 흐뭇이 돌아봅니다. 열매와 씨앗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도 뿌듯해집니다. 목련이 새 생명을 잉태한 건 지난 봄부터입니다. 사계절 내내 목련은 하나의 꽃을 피우기 위해 애면글면 양분을 끌어올려 작지만 어마어마하게 큰 생명의 흔적을 키웠습니다. 이제 마지막 고비만 남았습니다. 이 겨울 추위만 이겨내면 다가오는 봄에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꽃을 피울 겁니다.

  바람 차고 눈보라 몰아쳐도 목련은 아마 너끈히 이 겨울을 날 겁니다. 지난 일억사천만 년 동안, 어미의 어미, 그 어미의 어미, 또 그 어미의 어미가 이어온 생명 활동입니다. 질기디 질긴 생명입니다. 꼼꼼히 톺아보면 지난 계절 동안 수굿이 키워온 꽃봉오리 바깥 쪽을 다부룩이 덮었던 솜털의 껍질을 벌써 살짝 갈라내고 바깥 기운을 엿보는 생명의 안간힘이 눈에 뜨입니다. 아직 차가운 날이 얼마간 더 있을 테지만, 목련이 대를 이어 지나온 숱하게 많은 겨울 추위 쯤은 거뜬히 지나겠지요.

○ 나무처럼 우리도 더 찬란한 봄을 맞이하기 위해 ○

  겨울 추위를 알리는 소한(小寒)은 이미 지났고, 이번 주말이면 대한(大寒)입니다. 대한(大寒) 지나고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절기는 입춘(立春)입니다. 봄을 일으켜 세울 때가 며칠 안 남았다는 거죠. 숲의 나무들이 잘 알고 있는 계절의 흐름입니다. 물론 아직 살을 에는 북풍 찬 바람은 얼마 동안 더 계속되겠지요. 하지만 나무처럼 우리도 새 봄 맞이할 채비를 물려둘 수 없습니다. 찬란하게 다가올 새 봄을 맞이하기 위해 더 건강하고 더 보람차게 이 겨울 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새 봄을 채비하는 목련 꽃봉오리와 함께 2019년 1월 14일 아침에 ……
솔숲(http://solsup.com)에서 고규홍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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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숲의 나무 이야기]는 2000년 5월부터 나무를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

신명기 (2019.01.24 14:06)
봄 맞을 채비를 하느라 저도 때를 벗기고 있습니다
올해는 불칸이 가장 아름답게 피는 시기에 맞춰 천리포에 가봐야겠습니다
그리고 때 벗은 제 속도 꽃잎처럼 떨구고 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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