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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산수유 꽃과 새 책 … 울진 소광리 숲길 동행 답사 초대 날짜 2018.04.01 13:38
글쓴이 고규홍 조회 503
솔숲에서 드리는 나무 편지

[나무를 찾아서] 산수유 꽃과 새 책 … 울진 소광리 숲길 동행 답사 초대

  지금 그곳 산수유는 얼마나 피었나요? 혹시 다 피고 진 건 아닌가요? 해마다 목련 꽃 피어나기 전이면 사람의 애간장을 끊어놓는 꽃이 산수유 앙증맞은 꽃입니다. 산수유 꽃 피는 모습은 애간장을 끊습니다. 겨우내 지름이 일센티미터도 채 되지 않게 맺어놓고는 언제 벌어질지 틈을 보이지 않으며 앙다물었던 꽃봉오리 알갱이의 껍질이 살금살금 벌어지고…… 그 틈으로 샛노란 꽃잎을 빼꼼히 내미는 산수유 꽃송이의 더없이 찬란한 개화…… 사람의 힘으로는 도무지 이룰 수 없는 우주 생명의 이치를 한가득 안고 피어나는 생명의 환희입니다. 그래서 다시 말씀 올립니다. 지금 그곳에 산수유 꽃은 어떤가요? 얼마나 피었나요? 이미 다 떨어진 건 아니겠지요.

○ 이번 주말이 절정일 이천 백사면 산수유 꽃의 봄노래 ○

  새 봄의 설렘 안고 경기도 이천 백사면 산수유 마을을 찾았습니다. 산수유 잔치를 벌이기로 이 마을 사람들이 잡은 날은 이번 주말께입니다. 산수유 꽃 가장 좋을 날을 내다보며 잡은 거죠. 그걸 모르지 않았지만, 꽃송이만큼 많은 사람들의 소리 더미를 헤치고 지나다니는 게 조금은 번거로울 듯해 한 걸음 먼저 산수유 꽃 앞에 다가갔습니다. 예상대로 꽃송이는 채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아직 갈색 껍질을 깨뜨리지 않은 꽃봉오리 알갱이들이 더 많아 보였습니다. 견고한 침묵입니다. 그래도 그 안에서 꿈틀거리고 있을 찬란한 생명의 아우성을 잘 알기에 나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다른 곳에 서있는 대개의 산수유들은 이미 활짝 피었을 겁니다. 특히 남부 지방의 산수유는 그렇겠지요. 그러나 경기도 이천은 비교적 북쪽에 자리잡은 탓에 개화가 조금 늦은 편입니다. 아마도 오는 주말께면 아주 근사하게 피어나지 싶습니다. 나무의 사정을 한마디로 예단할 수 없기 때문에 단언하지는 못합니다만, 그래도 한번 피어나면 대략 열흘 정도는 그 아름다운 노란 빛을 잃지 않는 산수유 꽃이라면 그럴 겁니다. 필경 이번 주말에는 이천 백사면 산수유 마을에도 봄빛 누리려는 많은 분들이 찾아오시겠지요.

○ 조선 기묘사화로 낙향한 선비들이 처음 심었다는 나무 ○

  이천 백사면에는 산수유가 아니라 해도 찾아볼 나무들이 많이 있습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나무만 해도 〈이천 신대리 백송〉과 〈이천 도립리 반룡송〉이 근처에 있거든요. 봄마다 산수유의 설렘을 내려놓지 못하는 저도 산수유 꽃 피어나는 봄에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이천 백사면은 자주 찾았지만 그게 위의 두 그루 큰 나무를 찾아보려는 의도였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산수유 마을은 아주 익숙합니다. 눈 쌓인 이 마을을 찾아 마을 아낙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고, 그 분들이 건네주는 사람살이의 지혜를 연재하던 신문의 칼럼 안에 고이 담았던 적도 있습니다. 짬을 내 그때 그 아낙네들을 찾아볼까 생각도 했지만, 엊그제는 그냥 돌아왔습니다. 아무래도 분주하시리라 생각했던 때문이지요.

  이천 백사면 산수유마을에는 〈육괴정六槐亭〉이라는 이름의 아담한 정자가 있습니다. 정자 앞에는 오래 된 느티나무 세 그루가 서 있는데, 원래는 이 정자 주변에 여섯 그루의 느티나무가 있었다고 합니다. 정자 이름을 〈육괴정〉이라 한 것도 그래서입니다. 제가끔 한 그루의 느티나무를 심은 여섯 선비는 이 마을 출신인 남당 엄용순을 비롯해 김안국 강은 오경 임내신 성당령 이라는 분인데, 이들은 조선 중종 때에 온 나라에 불었던 기묘사화의 피바람을 피해 낙향한 선비들입니다. 구체적으로 그 선비들이 그때부터 산수유를 마을 곳곳에 심었다는 기록은 확인하기 어렵지만, 대략 그 즈음부터 산수유를 심지 않았을까 하는 게 이 마을 사람들의 짐작입니다. 그런 이유에서 이 마을의 산수유 꽃은 〈선비화〉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 새 책 《나무에 깃들어 살다》가 나왔습니다. ○

  주말에는 수목원을 다녀왔습니다. 천리포수목원이요. 아직 목련은 좀 일렀지만, 그 숲에서 제가 무척 친하게 지내는 산수유는 꽃을 활짝 피웠습니다. 꽃망울 하나하나가 완전히 벌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갈색 껍질을 모두 벗어내고 온 가지에 노란 꽃송이를 뻗어냈습니다. 산수유 아니라 해도 온갖 작은 꽃들이 올망졸망 이 봄을 생기있게 불러오는 중입니다. 아직 천리포수목원의 대표 수종인 목련은 좀 이릅니다만, 수목원의 봄은 어김없이 화려합니다. 그렇게 우리 곁으로 봄이 뚜벅뚜벅 걸어옵니다. 봄이 온다……. 뉴스에서도 ‘봄이 온다’는 말이 한창 화제입니다. 정말 따뜻하고 아름다운 봄이 우리 곁에 오래오래 머무르기를 바랄 뿐입니다.

  끝으로 몇 가지 알려드릴 이야기 전해드리겠습니다. 우선 책 소식입니다. 시와 사진과 에세이로 나무의 이미지를 드러내고자 했던 오래 된 작업이 있었습니다. 돌아보니 십년 전에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나무가 말하였네》라는 책입니다. 그 동안 1권 〈나무가 된 시, 시가 된 나무〉, 2권 〈나무에게 길을 묻다〉의 두 권을 여러분들께 내놓았는데요. 그 작업의 연속으로 3권 〈나무에 깃들어 살다-옛시〉가 나옵니다. 이미 인쇄는 완료되었고, 이번 주에는 서점에서 찾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자세한 책 이야기는 다음 《나무편지》에서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그 동안 제 콘텐츠에 성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고마움의 인사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길 답사에 초대합니다 ○

  한 가지 더 알려드릴 게 있습니다. 이번에는 《솔숲닷컴의 나무답사》입니다. 지난 이십 년 동안 늘 혼자였던 답사였지만, 올부터는 솔숲닷컴의 《나무편지》를 아껴주시는 분들, 상동도서관의 《나무강좌》를 성원해주시는 분들, 그리고 그밖에 나무를 좋아하시는 분들과 동행하는 답사를 계획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봄과 가을에 한번씩 하고 싶습니다만, 그러려면 많은 분들의 성원이 있어야 합니다. 이번 답사는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길〉을 걷는 것으로 잡았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어서, 하루만에 일정을 마무리하기가 불가능한 코스입니다. 결국 5월1일에 출발하여 2일에 돌아오는 1박2일 코스로 잡았습니다. 하루는 울진 지역의 큰 나무와 좋은 풍경을 함께 답사하고, 하루는 소광리 숲길을 함께 걷는 일정입니다.


  참가자는 선착순 30명으로 제한합니다. 출발지점은 서울시청과 부천상동도서관이고요, 구체적인 시간표는 나중에 알려드리겠습니다. 1박2일 동행답사 참가비는 20만원입니다. 신청은 이번 답사 여행을 진행하실 JT투어에서 전화와 이메일로만 받습니다. 담당자 김정희 대리(전화 010-8974-9339 메일 tour@trekjapan.co.kr)에게 신청하시면 됩니다. 여행보험에 가입하시기를 희망하시는 분은 주민번호를 알려주셔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참가신청을 받을 수 없음을 덧붙여 알려드립니다. 많은 참여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아, 참! 마침 새 책이 나오기도 했으니, 이번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길 동행답사에 참가하시는 분들께는 앞에서 말씀드린 새 책 《나무에 깃들어 살다 – 나무가 말하였네(옛시편)》을 한 권씩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봄이면 설렘 가득 안고 만나는 산수유 꽃망울 앞에서 4월 2일 아침에 ……
솔숲(http://solsup.com)에서 고규홍 올림.

솔숲닷컴(http://solsup.com)의 '추천하기'게시판에 '나무 편지'를 추천하실 분을 알려 주세요.
접속이 어려우시면 추천하실 분의 성함과 이메일 주소를 이 편지의 답장으로 보내주십시오.

○●○ [솔숲의 나무 이야기]는 2000년 5월부터 나무를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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