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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통혼례를 치른 소나무 … 그리고 꼭 필요한 몇 가지 알림 날짜 2018.02.10 18:55
글쓴이 고규홍 조회 863
솔숲에서 드리는 나무 편지

[나무를 찾아서] 전통혼례를 치른 소나무 … 그리고 꼭 필요한 몇 가지 알림

  강원도 가는 길, 평소보다 자동차가 많았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언론사 자동차가 많았고, 일반 자동차에도 ‘보도차량’이라는 안내판을 앞유리 안쪽에 놓아둔 자동차가 눈에 띄게 많았습니다. 그들을 스쳐 지나서 삼척을 찾았습니다. 지난 일월부터 몇 차례 미뤘던 길입니다. 한 번은 눈 때문에, 또 다른 한 번은 한파경보 때문에……. 그런 식으로 세 차례나 미뤘던 답사였습니다. 훌륭한 금강소나무 군락으로 잘 알려진 삼척 준경묘. 그 숲에 우뚝 서 있는 ‘미인송’이라는 별명의 소나무를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 오늘 《나무편지》에서는 바로 그 한없이 고고하고 청정한 소나무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소나무 이야기에 앞서 설 연휴를 앞두고 띄우는 오늘 《나무편지》에서는 꼭 알려드려야 할 일이 많이 있습니다.

○ 서강대 평생교육원 봄 강좌 〈나무인문학 - 나무의 문화〉 ○

  우선 서강대 평생교육원 봄 학기 소식입니다. 지난 가을학기부터 시작한 서강대 평생교육원의 〈나무인문학〉 강좌를 다가오는 봄에 새로운 내용으로 이어갑니다. 지난 학기의 〈나무인문학〉 강좌는 주로 〈나무의 역사〉를 중심으로 진행했다면, 새 학기에는 가을 학기와 차별성을 두어 〈나무의 문화〉를 중심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삼월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7시부터 3시간씩 15강좌 모두 45시간에 걸친 대형 강좌입니다. 특히 이번 학기에는 지난 학기에 참여하신 분들의 말씀을 받아들여 현장 답사를 두 차례 포함해 보다 생동감 있는 강좌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새로운 나무, 새로운 이야기로 진행할 서강대 평생교육원의 〈나무인문학〉 강좌에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서강대 평생교육원 〈나무인문학〉 강좌 신청 페이지

○ 국립 백두대간수목원을 체험할 매우 좋은 기회 ○

  다음은 정식 개장에 앞서 국립 백두대간수목원을 방문할 아주 좋은 기회가 있어 알려드립니다. 《자연의 품에 안겨 책을 읽다》 라는 제목으로 진행할 일박이일에 걸친 수목원 체류형 프로그램, 〈북스테이 Book Stay〉입니다. 제가 강사로 초대받아 참여하게 됐는데요, 모두에게 아주 좋은 행사라 생각해 알려드립니다. 첫 날은 강연, 저녁 식사, 함께 나누는 자유로운 대화가 이어집니다. 이튿날에도 좋은 프로그램은 이어집니다. 숲에서의 숙박 뒤 수목원 직원들의 안내에 의한 수목원 산책과 체험 프로그램입니다. 쉽지 않은 기회일 겁니다. 게다가 참가비가 20,000원밖에 안 됩니다. 사실상 참가비가 없다고 봐야 되는 거 아닌가요? 식사 값만 빼고 일체의 비용을 수목원에서 지불하는 초청 행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무리 봐도 놓치기 아까운 행사인데, 참가자를 40명으로 제한한다고 하니, 서둘러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북스테이 안내 페이지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홈페이지

○ 부천 상동도서관의 이월 《나무강좌》 소식입니다 ○

  하나 더 알려드립니다. 내일 모레인 수요일은 다시 또 이월의 둘째 수요일입니다. 언제나처럼 둘째 수요일에는 부천 상동도서관에서 월례 《나무강좌》가 열립니다. 이번 주 강좌에서는 지난 주에 미처 다 마무리하지 못한 소나무와 우리 문화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특히 오늘 《나무편지》에서 이야기하는 삼척 준경묘 미인송을 비롯해 준경묘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영경묘의 금강소나무 군락, 그리고 정이품송과 정이품송의 후계목 이야기 등, 흥미로운 이야기로 이어가겠습니다. 설 연휴를 앞두고 분주하시겠지만, 잠시 나무 이야기와 함께 편안한 시간 가지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실 수 있도록 잘 준비해 찾아뵙겠습니다.

○ 정이품송과 혼례를 맺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나무 ○

  이제 오늘의 나무, 〈삼척 준경묘 금강소나무군락의 미인송〉 이야기로 들어가야 하겠습니다. 앞에서부터 계속 보여드린 사진 속의 큰 소나무입니다. 백 년 쯤 된 금강소나무입니다. 백 년 정도 된 소나무는 우리나라 곳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이 소나무가 유난스러운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나무는 지난 2001년 5월에 정이품송과 정식으로 혼례를 맺은 아주 특별한 소나무입니다. 아시다시피 정이품송은 특별한 전설을 가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소나무이긴 합니다만, 늙고 건강이 상해 예전의 융융하던 기세를 잃고 말았지요.

  소나무를 이 땅에서 가장 좋은 나무로 꼽는 데에 머뭇거리지 않는 우리네 많은 사람들은 당연히 다시 이 땅에 정이품송 만큼 아름다운 나무를 볼 수 있기를 바랐지요. 그런 생각이 깊어지면서 사람들은 정이품송의 유전자를 잘 보호해서 비슷하게 생긴 나무를 키워보자고 생각했죠. 최근에는 천연기념물처럼 우수한 나무의 유전자를 보호하기 위해 후계목을 키우는 경우가 적잖이 있지만, 정이품송은 그보다 훨씬 전에 이미 유전자를 이어가려는 생각을 했던 모양입니다. 혹시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래서 예전부터 정이품송에게는 정부인 격의 소나무가 한 그루 있었습니다.

○ 정이품송은 오래 전부터 정부인송과의 인연이 있어 ○

  정이품송의 오래된 정부인인 정부인송은 정이품송이 살아있는 보은군에서 정이품송 못지 않게 크고 아름다운 소나무입니다. 바로 보은 서원리 소나무이지요. 하지만 정이품송의 유전자를 이어받기에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정부인송이 분명 훌륭한 수형을 가진 나무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미 오랜 세월을 살았을 뿐 아니라, 정이품송이 하나의 굵은 줄기로 우뚝 솟아오른 수형인 것과 달리 뿌리 부분에서부터 줄기가 둘로 나뉘면서 자란 것도 문제였습니다. 그가 낳을 후손이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확신할 수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다시 정이품송의 유전자를 가장 정이품송답게 이어갈 수 있는 대상을 찾았습니다.

  전국의 소나무를 골고루 조사한 끝에 결국은 하나의 굵은 줄기가 곧게 높이 자란다는 점에서 금강소나무가 정이품송과 유사한 형태로 자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리고는 금강소나무 가운데에서도 건강하면서도 잘 생긴 소나무를 찾았습니다. 한참을 찾은 끝에 마침내 삼척 준경묘 금강소나무 군락에서도 가장 잘 생긴 금강소나무 한 그루를 찾아냈습니다. 그게 바로 오늘 《나무편지》에서 보여드리는 미인송입니다. 미인송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는 하지만, 공식적으로 ‘미인송’이라는 이름을 붙인 건 아닙니다. 마침내 2001년에는 전통혼례 방식으로 정이품송과의 혼례식을 치른 겁니다. 혼례 과정도 재미있는데, 일일이 이야기하자니 오늘의 《나무편지》가 너무 번잡해질 듯합니다. 정이품송의 혼례 방식에 대해서는 내일 모레 부천 상동도서관 《나무강좌》에서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정부인송도 정이품송과 혼례를 치른 경험이 있습니다. 삼척 준경묘의 미인송과 혼례를 치른 뒤인 2002년과 2003년의 일입니다.

○ 정이품송의 유전자를 이어갈 가장 좋은 나무 ○

  정이품송의 부계 혈통을 보존하는 작업은 정부인송이 아닌, 삼척 준경묘의 금강소나무에서 이뤄졌습니다. 정이품송과 혼례를 치른 2001년 당시 수령은 95년으로 측정했습니다. 정이품송에 비하면 무척 어립니다. 나무는 높이가 30미터를 넘으며, 가슴높이 줄기둘레는 70센티미터에 가까운 장대한 금강소나무입니다. 정이품송과 가장 닮은 후손을 양산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또 당시 생육 상태가 매우 건강하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여느 소나무에 비할 수 없었다고 판단한 겁니다. 준경묘 금강소나무 숲의 다른 나무들도 모두 휼륭하지만, 특히 이 정이품송의 새 부인 소나무는 그 기세가 정말 대단합니다.

  나무 앞에 서서 나무 꼭대기를 쳐다보려면 고개가 아플 정도로 높지거니 솟았습니다. 곧게 뻗은 나무 줄기의 끝 부분은 그야말로 아득히 멉니다. 엄청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혼례를 치르고 얼마 뒤, 이 소나무가 맺은 솔방울로 이른바 정이품송의 후계목을 생산해냈습니다. 그들 후계목은 서울 남산을 비롯해, 대전정부청사, 광릉수목원, 속리산휴게소 등 우리나라 곳곳에 옮겨 심어 잘 키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소나무를 좋아하는 민족인지를 살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사례 아닐까 싶습니다. 이 후계목들이 얼마나 정이품송과 같은 수려한 모습으로 자랄지는 앞으로 더 두고 봐야 합니다. 《나무편지》에서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나무는 바람과 하늘과 별을 바라보며 사는 생명체이니까요.

○ ‘해동 육룡이 나르사~~’에 나오는 이양무 장군의 자취 ○

  삼척 준경묘는 용비어천가의 ‘해동 육룡이 나르샤’ 구절에 나오는 육룡 가운데에 첫째 시조인 목조의 아버지인 이양무 장군이 묻힌 무덤입니다. 이양무 장군은 전주이씨의 본토인 전주에 살다가 삼척 지역에 이주해 살다가 이곳에서 죽어 묻혔다고 합니다. 준경묘에서 4킬로미터 쯤 떨어진 곳에는 이양무 장군의 부인인 목조의 어머니가 묻힌 영경묘도 있습니다. 영경묘의 사진이나 나무 이야기까지 풀어드리려니, 《나무편지》가 너무 길어질 듯하네요. 어쩔 수 없이 영경묘 이야기 역시 상동도서관의 이월 《나무강좌》에서 사진과 함께 더 들려드리겠습니다. 준경묘나 영경묘 모두 금강소나무와 어울린 주변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으로 모두 국가지정 사적 제524호에 지정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제 곧 설 연휴가 시작됩니다. 벌써부터 고향 가실 마음에 설렘이 크실 겁니다. 고향이 아니라 해도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신 부모님의 혼령이라도 뵈올 수 있는 제사 준비로 분주한 한 주일이 되겠지요. 모두 건강하고 의미 있는 설날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나무편지》는 설 연휴 지나고 다시 띄우겠습니다. 다시 또 새해 인사 올리며 마무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무술년 설 연휴를 앞두고 2월 12일 아침에 ……
솔숲(http://solsup.com)에서 고규홍 올림.

솔숲닷컴(http://solsup.com)의 '추천하기'게시판에 '나무 편지'를 추천하실 분을 알려 주세요.
접속이 어려우시면 추천하실 분의 성함과 이메일 주소를 이 편지의 답장으로 보내주십시오.

○●○ [솔숲의 나무 이야기]는 2000년 5월부터 나무를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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