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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무와 숲을 주제로 한 SBS 다큐멘터리 촬영을 마치고…… 날짜 2017.09.17 19:39
글쓴이 고규홍 조회 608
솔숲에서 드리는 나무 편지
    

[나무를 찾아서] 나무와 숲을 주제로 한 SBS 다큐멘터리 촬영을 마치고……

  전라북도 남원의 운봉읍 행정리 〈마을 숲〉을 다녀왔습니다. 여러 일정이 쌓여 서둘러 둘러보고 조금은 급하다 싶게 돌아왔어요. 〈남원 행정리 마을 숲〉을 찾은 건, SBS 일요특선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서였습니다. 이 숲과 함께 지난 《나무편지》에서 보여드렸던 충남 〈금산 요광리 은행나무〉가 하나의 콘텐츠로 묶여 방영될 예정입니다. 방송에 앞서 오늘 《나무편지》에서 남원 운봉읍 행정리 〈마을 숲〉을 보여드립니다. 이 방송은 돌아오는 일요일인 9월 24일 오전 7시40분부터 한 시간 쯤 동안 방영됩니다. 느지막이 일어나도 괜찮은 일요일 아침이지만, 여유 되시는 분들은 SBS 채널에서 숲과 나무를 살펴보시면 좋겠네요.

  ○ 일요일(9/24) 오전 7시40분 SBS 일요특선다큐멘터리 ○

  처음에 숲과 나무 이야기를 콘텐츠로 엮을 계획을 잡은 건 방송사의 제작진이었습니다. 그게 벌써 지난 봄이었네요. 그러니까 일본의 천연원시림 답사에 떠나기 전의 따뜻한 봄날이었습니다. 처음에 제가 알아 챈 이 다큐멘터리의 콘셉은 국내외의 오래 된 숲을 사람들이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다각도로 살펴보는 내용이었습니다. 나라 안의 오래 된 숲에 대한 몇 가지 기본 정보를 제작진에게 알려드리는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늘 그렇듯이 콘텐츠를 제작하는 동안 제작 방향에도 약간의 변화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어쩌면 제가 처음에 제대로 알아채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지요. 어쨌든 콘텐츠 구성에 숲과 나무를 찾아보는 여행 캐릭터가 필요하게 되어, 결국은 제가 나무여행자의 입장으로 출연하게 됐습니다.

  이야기를 나눌 사람도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여행 길에 함께 하게 된 사람은 ‘요조’라는 예명을 쓰는 젊은 가수입니다. 한달 여 전부터 여행 부분의 촬영에 들어가면서 적지 않은 일이 있었습니다. 촬영 중에 뜻하지 않게 장비가 완전히 망가지는 사고를 겪기도 했습니다. 일정을 완전히 바꿀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촬영 여행을 요조라는 젊은 친구와 함께 떠났습니다. 맨 처음 찾은 나무는 지난 《나무편지》에서 보여드렸던 금산 요광리 은행나무였습니다. 큰 나무를 찾아보는 건 처음이라는 ‘요조’는 정성을 다해 마음을 열고 나무에 몸과 마음을 기울였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이번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도 그 친구가 맡게 될 듯합니다.

  ○ 젊은 가수 ‘요조’와 함께 한 나무와 숲 여행 ○

  나무와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를 짚어보는 데에서 시작한 우리의 나무-숲 여행은 담양 관방제림으로 이어졌습니다. 숲과 나무가 자연스럽게 더불어 살아가면서도 그 숲이 잘 지켜지는 아름다운 숲으로 제가 첫손에 꼽는 숲입니다. 언제나 사람들이 떠나지 않는 숲이지만, 여느 숲과 달리 건강성을 잃지 않은 숲이라는 점에서 언제나 유쾌해지는 숲입니다. 마을 숲의 모범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곳이지요. 역시 이번 촬영 기간 중에도 마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숲을 산책하고 있었고, 숲의 향긋한 내음과 싱그러운 바람을 한껏 즐기고 있었습니다. 함께 한 ‘요조’도 이 숲이 품은 아름다움과 싱그러움에 감탄사를 내어놓더군요.

 

  그리고 오늘 《나무편지》에서 보여드리는 〈남원 행정리 마을 숲〉을 찾았습니다. 마을 숲치고는 비교적 많이 알려진 이 숲은 그리 큰 숲은 아닙니다. 나무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좋은 숲으로 따지면 나라 안에서 첫손에 꼽을 만큼 아름다운 숲입니다. 실제로 생명의 숲이 주관한 〈제1회 아름다운 숲 대회〉에서 이 숲은 〈마을 숲〉 부문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지요. 숲을 이룬 나무들은 주로 개서어나무들이고, 그밖에 느티나무와 서어나무가 몇 그루씩 더 있습니다. 주종을 이루는 나무가 개서어나무이니, 〈개서어나무숲〉이라고 부르는 게 정확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숲을 〈서어나무숲〉이라고 불러왔고, 여전히 〈서어나무숲〉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서어나무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나무는 개서어나무입니다.

 

  ○ 서어나무 숲이라 이름했지만, 개서어나무가 주종을 이뤄 ○

  서어나무 앞에 붙은 ‘개’는 ‘가짜’라는 뜻의 ‘가 假’에 모음 ‘ㅣ’가 붙어 지어진 단어입니다.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경우, 비슷한 생김새를 지닌 개체가 유난히 많은 식물의 이름에 많이 붙여 쓰는 표현입니다. 그러니까, 서어나무를 닮았지만 서어나무와는 다른 나무라는 뜻에서 개서어나무라고 한 거죠. 구별의 의미일 뿐, 결코 나쁜 뜻은 아니지요. 하지만 대개는 ‘개’라는 접두사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잖아요. 그래서일까요. 마을의 상징이자 자랑인 이 숲을 ‘개서어나무숲’이라고 부르기 불편했던 모양입니다. 게다가 개서어나무도 크게 보면 서어나무와 같은 종류이니, 마을 어른들은 그냥 〈서어나무 숲〉이라고 부른다 해서 별 탈이 날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으셨나 짐작됩니다. 하지만 분명히 이 숲의 주종을 이루는 나무는 개서어나무입니다. 숲 입구의 안내판에도 분명히 숲의 주종을 이루는 나무는 ‘개서어나무’라고 적혀 있습니다.

 

  약 이백 년 쯤 전에 이 마을을 지나던 어떤 도사께서 “마을의 좋은 기운이 모두 북쪽의 벌판으로 빠져나간다”며, “마을 사람들이 더 평화롭고 풍요롭게 살기 위해서는 북쪽에 돌담을 높이 쌓으라”고 했답니다. 그러나 당장에 돌담을 쌓을 사람의 손이 모자란 상황에서 당시 어른들은 북쪽 벌판에 크게 자라는 아름다운 나무를 심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서 잘 자라던 개서어나무를 모아 심었던 겁니다. 그래서 지금 이 숲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얼핏 보아도 대략 백년에서 이백년 정도 되어 보입니다. 모두 합해 구십 여 그루가 이 숲 안에 어울려 자라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숲으로 여겨 ○

  처음에는 분명히 마을의 좋은 기운을 지키기 위해 조성한 비보림의 의미로 심었지만, 백 년 이백 년이 흐르면서 숲은 작지만 나라 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손꼽히게 됐습니다. 마을 들판 한가운데 있는 이 숲을 마을 사람들은 자랑스럽게 생각하기에 이르렀고, 자연스럽게 평소에 자주 찾아오는 그야말로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 숲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마을 사람들과 남원시의 자랑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숲이 됐습니다. 영화감독 임권택 님도 이 숲의 아름다움을 눈여겨 보고는 이 숲에서 영화 〈춘향전〉을 촬영하기도 했지요.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이 아름다운 숲의 풍경을 일요일에 방영할 다큐멘터리에 담았습니다.

 

  제작진과의 토론 과정이 넉넉지 못해 여러 아쉬움이 남는 콘텐츠이기도 했습니다. 실제 편집되어 나올 프로그램의 상태를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기에 뭐라 말씀드리기는 어려우나 일요일 아침을 더 상큼하게 맞이할 수 있는 숲과 나무 풍경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방송 화면에 드러날 큰 나무 큰 숲의 상큼함을 기대하며 9월 18일 아침에 ……
솔숲(http://solsup.com)에서 고규홍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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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숲의 나무 이야기]는 2000년 5월부터 나무를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

강인선 (2017.09.28 11:05)
모처럼 선생님의 방송을 보게되어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왠지 아쉬움이 남네요..... 일본의 숲과 나무 이야기도 배울 점이 많긴 하지만, 우리나라 숲과 나무 그리고 사람들 이야기가 더 담기지 않은 듯해서, 또 선생님의 이야기가 그리 많지 않아서였을까요? 그래도 나무와 숲의 이야기를 방송에서 반날 수 있길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고규홍 (2017.09.29 13:51)
그러게요. 저도 아쉬움이 컸습니다. 촬영은 실제 편집되어 나온 곳 외에도 몇 곳 더 했는데..... 그렇게 편집되어 나오더군요. 제가 나무편지 말미에 썼듯이 제작진과의 토론 과정이 넉넉지 못해 더 그랬던 듯합니다. 아무튼 관심 기울여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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