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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와 나눈 아주 특별한 나무 체험 날짜 2016.05.17 07:38
글쓴이 고규홍 조회 3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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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숲에서 드리는 나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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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생각]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와 나눈 아주 특별한 나무 체험

??며칠 전에 들렀던 합천 해인사 불두화는 아직 활짝 피어나지 않았는데, 한해 가운데 절집을 찾는 분들이 가장 많은 엊그제는 어땠나요? 제가 불두화를 한참 들여다보던 날이 일주일 전이었으니, 어쩌면 엊그제처럼 기념해야 할 날에 이르러 활짝 피어나지 않았을까요? 그 날을 위해 가만가만 숨죽여 기다렸던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거였으면 좋겠습니다. 불탄일인 지난 토요일은 제게도 기억해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제 어머니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신 지 백일 되는 날이었습니다. 얼굴도 체온도 남지 않은 어머니 곁에 잠시 머무르다 돌아왔습니다.

??지난 주에 EBS-TV 의 ‘다큐프라임’ ‘한반도 대서사시, 나무-삼부작’을 보셨는지요. ‘나무를 본다는 것’이라는 주제로 이어간 3부 ‘슈베르트와 나무’는 특히 제가 오래 전부터 안고 있던 숙제를 풀어낸 프로그램이어서, 방송을 보는 동안 많은 생각이 스쳐 떠올랐습니다. 말씀드리기가 부끄럽습니다만 오십 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저는 지난 열여덟 해 동안 나무를 찾아 떠돌았던 일, 그 길에서 만났던 숱하게 많은 나무들, 나무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려 애면글면하던 많은 날들이 한꺼번에 스쳐지나갔습니다.

??방송 끝난 뒤에 페이스북 담벼락에 짧은 글을 하나 남겼습니다. “짧은 오십 분에 채 담지 못한 긴 이야기들을 책으로 더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한햇동안의 작업에서 얻은 결코 짧다 할 수 없는 많은 이야기들을 제한된 방송 시간 오십 분에 담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그래도 연출팀은 그 많은 이야기들을 압축해서 잘 보여주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흥미롭게까지 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제가 생각했던 프로젝트를 이렇게 아름다운 영상과 구성으로 표현해 준 분들이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어떠하시던가요? 가까이 지내는 많은 분들이 제게 문자메시지로,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자편지로 방송을 보신 느낌을 전해주셨습니다. 고마운 말씀 참 많았습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여기에 군말 좀 보태겠습니다. 앞에도 말씀드렸지만, 저로서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할 말이 참 많습니다. 나무에 대한 많은 생각은 물론이지만, ‘콘텐츠란 무엇인가’하는 글쟁이로서의 기본적인 화두도 이 프로젝트를 통해 풀어보고자 했습니다. 자연스레 다가서야 할 공부의 부담도 적지 않았고, 풀어 쓰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새로 낸 책 《슈베르트와 나무-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와 나무인문학자의 아주 특별한 나무 체험》을 그래서 방송 못지 않게 더 많은 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저의 생각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 책의 편집자는 책의 뒤 표지에 제 뜻을 짧게 아래와 같이 소개했습니다. 〈지금까지 나무는 장애물이었던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와 나무 앞에만 서면 가슴 설레는 나무인문학자 고규홍, 함께 나무를 느끼고 나무의 참 모습을 찾는 아름다운 동행이 시작된다〉고 이 책을 소개했습니다.

? ? ? ? ??덧붙여 그는 〈나무의 참모습을 찾는 과정이 진솔하고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펼쳐진다. 사계절 동안 도시와 시골, 수목원을 오가며 이어진 두 사람의 나무 답사는 우리에게 나무가 어떤 존재인지, 나무를 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를 돌아보게 해 줄 것이다〉라고 쓰고는 제가 본문 중에 썼던 글, 〈시각을 내려놓으니 촉각이 일어나고, 청각이 살아났으며, 후각이 요동쳤다. 그리고 사유가 시작됐다〉는 문장을 옮겨 놓았습니다. 짧지만 알갱이를 잘 드러낸 소개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대관절 왜 시각장애인이었던가?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등 감각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가? 청감각의 결과를 지어내는 피아니스트와 시감각의 결과를 지어내는 콘텐츠 제작자로서 제가 만나서 이룬 세종문화회관 피아노 연주회는 도대체 어떻게 가능했을까? 시각장애인은 도대체 손으로 만질 수 없는 삼십미터 가까이 되는 큰 나무를 어떻게 느낄 수 있었을까? 이같은 문제들을 풀어가기 위해 지난 해 내내 적지 않은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감각이론을 다룬 인지과학 관련 공부에서부터 슈베르트의 악보 공부는 물론이고, 시각의 절대화 혹은 권력화 과정을 이야기하는 미디어 이론에도 매달려야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들의 특수성을 이야기하는 몇 가지 감각이론과 관련 소설까지도 찾아 공부하려 애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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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외쳐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하고합니다. 오십 분의 방송만으로는 도저히 이야기할 수 없었던, 또 텔레비전 방송의 특성상 시청자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의 시각에서 풀어내는 방식으로는 도저히 풀어낼 수 없었던 많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말씀 올립니다. 새로 낸 책 《슈베르트와 나무》를 많은 분들께 전하고 싶습니다. 이건 꼭 나무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어쩌면 세상의 모든 서로 다른 것들을 향한 제 나름의 생각과 기존의 이론들을 정리한 작업이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이 [나무편지]를 통해 책 이야기 몇 차례 더 보태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의 관심과 성원을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오늘 편지의 사진을 클릭하시거나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인터넷 서점의 책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고맙습니다.

???새 책 《슈베르트와 나무》 정보 보기 혹은 구입하기


- 다시 슈베르트의 즉흥곡을 들으며 5월 17일 아침에 ?……
솔숲(http://solsup.com)에서 고규홍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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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숲의 나무 이야기]는 2000년 5월부터 나무를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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