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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땅의 큰 나무, 우리 소나무와 더불어 살기 위하여 날짜 2015.10.22 19:27
글쓴이 고규홍 조회 2655
솔숲에서 드리는 나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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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생각] 이 땅의 큰 나무, 우리 소나무와 더불어 살기 위하여

??이 땅의 소나무를 찾아 헤맨 날들이 꽤 길게 이어졌습니다. 우리 땅에서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나무를 찾아다닌 세월 동안 소나무는 느티나무 은행나무와 함께 가장 많이, 가장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나무입니다. 지난 여름부터 그 하고 많은 소나무들의 자취를 정리하느라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군 단위의 한 지자체에서 제안한 일이었습니다. 꽤 많은 분량으로 정리한 글과 사진들이 어떤 형식으로 정리돼 나올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하겠습니다만, 제게는 꽤 깊은 공부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물론 마감 시간이 빠듯하게 정해진 일이어서, 다른 일 젖혀놓고 매달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어찌 보면 그래서 더 집중력 있게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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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스스로 얼마만큼의 성과가 있었다고 호들갑 떨 수는 없는 일입니다만, 긴 공부 끝에 몇 가지 작업에 대해서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피곤한 몸과 마음에 위로를 보내렵니다. 그 중에 가장 의미 있는 작업은 무엇보다 소나무를 소재로 한 한시(漢詩)150여 편을 찾아 정리하고, 이를 우리말로 번역해 정리한 일입니다. 국문학을 공부하던 대학 시절의 한문학사 강의 수강 이후로 더뎌진 한시 번역은 쉽지 않았습니다. 한시 번역 과정에서는 무엇보다 단순히 한자의 훈을 나열하는 형식의 번역만큼은 넘어서고 싶었습니다. 시가 쓰여진 때, 그 곳의 이미지를 그대로 살릴 수 있기를 가장 희망했습니다. 그래서 먼저 시의 원문을 곱씹어 마음에 담아둔 뒤, 시인이 시를 통해 표현하려 했던 이미지를 다시 떠올리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 한 수를 마음에 담은 뒤에는 마음 깊은 곳에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우리 땅 어딘가에서 제가 만났던 소나무 한 그루를 떠올렸습니다. 때로는 한시 속에서 표현한 그 소나무 가운데에는 지금까지 살아있는 소나무도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또 그 한 그루의 소나무 곁을 흐르는 맑은 개울의 초롱초롱한 물소리를 끄집어내 오래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보시는 분들에게는 어떻게 다가갈지 모르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건 한시 속의 ‘한자 해석’이 아니라, 시 속의 이미지를 그대로 살려 우리 말로 옮기는 것이었습니다. 분에 넘치는 일이라는 생각이 수시로 들었지만, 하는 데까지는 해 보자는 생각으로 150여 편의 한시를 그렇게 지금 우리가 쓰는 우리말로 옯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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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작업은 더 이어졌습니다. 우리 땅에서 400 년 넘게 우리와 함께 살아온 소나무들을 일관된 형식으로 정리했습니다. 특히 그 동안 조금은 소홀히 했던 보호수들까지 찾아내 일일이 현장을 확인하며 정리했습니다. 그밖에도 소나무에 관련한 여러 사실들을 정리하는 좋은, 그러나 힘겨운 작업이었습니다. 엄청난 분량의 원고였는데, 무사히 이번 주 초에 모두 마무리했습니다. 아마도 해 넘기기 전에 두툼한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오게 될 겁니다. 시간이 빠듯했을 뿐 아니라, 혼자서 모두 처리하기에는 힘에 겨운 내용이기도 해서 이번 작업은 다른 한 분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다시 살펴보며 말씀드리기에는 아직 이르기에 결과를 자평하기는 아직 어렵습니다.

??평가보다는 늘 그러했듯이 지난 여름부터 이 가을까지 치러 온 지난한 작업 내용을 알려드릴 뿐입니다. 이번 주초에 띄워야 했을 나무편지가 늦어진 여러 까닭 가운데 하나도 그 작업에 매달렸던 때문이었습니다. 버겁게 매달린 작업에서 겨우 손을 내려놓자, 마치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집안에서 제가 감당해야 할 무거운 일들이 연달아 벌어졌습니다. 그래도 그냥 한 주를 넘기기는 꺼려지는 탓에 허수로이 ≪나무편지≫ 한 통 띄웁니다.

??그리고 이 아침에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느티나무 가운데 한 그루를 찾아 길 위에 오릅니다. 아직 그 큰 느티나무의 단풍은 이르겠지만, 가만가만 느티나무 품에 들겠습니다. 아마도 몸과 마음이 여느 때보다 평안해지겠지요. 다녀와 느티나무 단풍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 소나무를 건너 느티나무를 찾아가며 10월 23일 아침에 ……
솔숲(http://solsup.com)에서 고규홍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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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숲의 나무 이야기]는 2000년 5월부터 나무를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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