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를 찾아서 W > 나무 생각 W
나무 생각w
제목 시름 잊게 하는 망우초라는 별명의 원추리 꽃이 피었습니다 날짜 2019.07.04 19:52
글쓴이 고규홍 조회 68
솔숲에서 드리는 나무 편지

[나무 생각] 시름 잊게 하는 망우초라는 별명의 원추리 꽃이 피었습니다.

  원추리 꽃이 피었습니다. 따가운 여름 햇살을 열정적으로 불태우는 원추리 꽃이 푸른 잎 사이에서 불쑥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한자어로 풀꽃의 이름을 부르던 옛날, 우리의 선조들이 망우초(忘憂草)라고 부르던 우리의 풀꽃입니다. 근심을 잊는 풀꽃이라는 뜻이지요. 칠월 들어 피어나는 꽃을 바라보며 옛 사람들은 세상살이의 시름을 잊었던 모양입니다. 아니, 어쩌면 거꾸로 하도 시름에 겨운 일이 많아서, 꽃이라도 바라보며 세상 근심을 모두 잊어보자는 생각에서 붙인 이름일지도 모릅니다. 봄부터 꽃 한 송이 피우기 위해 부지런히 양분을 모으는 노동의 결과로 피운 이 여름에 노란 꽃이 반갑고 고맙습니다.

  원추리 꽃은 거개의 예쁘게 피어나는 꽃들처럼 꽃이 오래 가지 않아 아쉽습니다. 물론 꽃이 오래 피어있는 성질을 가지도록 선발한 새로운 품종도 적지 않지만, 대개의 원추리 꽃은 하루 정도 피어 있다가 곧 지고 맙니다. 영어 문화권에서 원추리를 ‘Daylily’라고 부르는 건 그런 아쉬움의 표현일 겁니다. 학명 ‘Hemerocallis’도 그런 뜻에서 붙여졌지요. ‘Hemerocallis’는 하루를 뜻하는 그리스어 ‘Hemera’와 아름답다는 뜻의 ‘Callos’를 이어 붙여서 지은 이름이거든요. 짧게 만나는 꽃이어서 더 살갑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을 듯합니다.

  무덥던 그제와 어제, 백두대간수목원에서 삽상한 이틀을 즐겁게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함께 하신 분들이 모두 마음을 열고 정성껏 나무와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인 탓에 더 없이 상큼하고 좋은 날이었습니다. 고작 몇 시간 전이지만, 벌써부터 나무와 사람이 그리워집니다.

  ‘장마’ 들었다지만, 한반도의 남녘 마을과 중부 지방의 차이가 큰 모양입니다. 중부 지방에는 구름만 잔뜩 내려앉았지, 기다리는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수요일이나 목요일 쯤 비가 온다고 하지만, 이번 마른 장마 기간에는 일기예보도 자주 바뀌네요. 오락가락하는 무더운 여름 날씨에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백두대간수목원과 봉화 청량산의 나무와 바람 소리를 그리며 7월 8일 아침에 ……
솔숲(http://solsup.com)에서 고규홍 드림.

솔숲닷컴(http://solsup.com)의 '추천하기'게시판에 '나무 편지'를 추천하실 분을 알려 주세요.
접속이 어려우시면 추천하실 분의 성함과 이메일 주소를 이 편지의 답장으로 보내주십시오.

○●○ [솔숲의 나무 이야기]는 2000년 5월부터 나무를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

글쓴이 비밀번호
등록
목록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