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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무처럼 아름답고, 나무처럼 당당한 날 될 수 있기를…… 날짜 2018.07.29 22:01
글쓴이 고규홍 조회 382
솔숲에서 드리는 나무 편지

[나무생각] 나무처럼 아름답고, 나무처럼 당당한 날 될 수 있기를……

  노란 모감주나무 꽃이 피었습니다. 꽃은 피고 사람은 떠났습니다. 시간 지나면 모감주나무 꽃 지고 꽃 진 자리에 열매 맺고 그 안에 새까만 열매가 익어가겠지요. 살아있다는 것을 오래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날들이 모감주나무 열매의 여린 껍질에 스치는 바람 따라 흘러갑니다. 생각 이어질수록 할 말은 사라집니다.

  따뜻한 가슴을 가졌던 한 사람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또 하나의 부고를 받았습니다. 가까이 지내는 형의 부친상입니다. 터무니없이 억울한 아들의 죽음을 가슴에 묻고 모질게 살아온 우리의 아버지입니다. 아버지가 지내온 하고한 세월을 돌아봅니다. “종철아, 아버지는 할 말이 없다!”며 살아온 아버지의 처절한 삶! 가슴이 너무, 정말 너무 아픕니다. 속절없이 눈물이 납니다.

  책상 머리에서 간신히 붙안았던 말과 글이 산산이 흩어집니다. 마음길에 떠올랐던 모든 언어들이 공허하게 부서져 날아갑니다. 뙤약볕 내리쬐는 삶터에서 성큼성큼 걸어가는 이 땅의 모든 아름다운 사람들의 걸음걸이만 남습니다. 이 땅에 살아남는 것이 욕되지 않을 수 있기를…….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나무처럼 아름답고 당당하게 살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아침의 《나무편지》 짧게 줄입니다.

  모두 나무처럼 싱그럽고, 나무처럼 푸르고, 나무처럼 아름다운 날 이루소서!

- 종철이 아버지 박정기 님의 명복을 빌며 부산행 KTX 열차 안에서 7월 30일 아침에 ……
솔숲(http://solsup.com)에서 고규홍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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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숲의 나무 이야기]는 2000년 5월부터 나무를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

신명기 (2018.08.10 11:35)
많은 사람들이 걸을 수 없는 길을 걸어 간
외로운 사람들에게 빚을 지고 살아가고 있는 모두가
똑같은 마음이라는 걸 느끼게 하는 글입니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더운 날씨에 꿋꿋하게 서있는 나무가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고규홍 (2018.08.10 18:49)
네. 더 아름답고 더 당당한 날들을 꿈꿉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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