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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분주한 마음 가운데 가만가만 스며온 새 봄의 향기 날짜 2018.03.03 18:52
글쓴이 고규홍 조회 447
솔숲에서 드리는 나무 편지

[나무생각] 분주한 마음 가운데 가만가만 스며온 새 봄의 향기

  긴 겨울을 지나고 매운 바람 피해 새 봄이 다가옵니다. 숲에 사는 벗들의 이야기로는 올 봄의 꽃소식이 지난 해에 비해 한 주일 정도 늦어지는 듯하다네요. 지난 겨울의 추위가 유난스레 혹독한 탓이겠지요. 긴 추위를 견디느라 움츠렸던 몸을 풀려면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봄 기다리는 마음 간절하지만, 한 주일 쯤이야, 뭐 견딜 만합니다. 어쩌면 지난 해에 좀 빨랐던 것일 수도 있어요. 그 동안 우리 땅 우리 바람이 조금씩 뜨거워지는 바람에 개화 시기가 빨라졌던 게 사실이니까요. 이렇게 우리 곁으로 봄이 가만가만 스밉니다. 두어 달 동안의 겨울 방학을 마친 학교도 대문을 활짝 열어 젖혔습니다. 따라서 새로 만날 얼굴들을 떠올리며 설레는 한 주의 첫 날입니다.

○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의 하루를 돌아봅니다 ○

  며칠 새, 분주했습니다. 여러 곳에서 여러 분을 만나 뵙는 일이 많았습니다. 여러 만남 가운데에 경북 봉화의 백두대간수목원에서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나무편지》를 통해 알려드렸던 프로그램이어서, 《나무편지》를 아껴 봐 주시는 분들을 뵈올 수 있었습니다. 글로만 인사 올리던 분들을 나무가 있는 숲에서 뵙는 건 설레는 일입니다. 〈북스테이 - 자연의 품에 안겨 책을 읽다〉라는 제목으로 진행한 이 프로그램에서는 ‘저자와의 대화’라는 시간도 있었어요. 생각지도 못한 질문 때문에 평소에 드러내지 못했던, 미처 준비하지 않은 속내까지 다 드러내는 시간이었습니다. 부끄럽기도 했지만, 그래서 좋았습니다.

  아직 정식 개원 전인 국립 백두대간수목원은 앞으로도 관심을 가져야 할 수목원입니다. 우선은 규모에서 압도되는 수목원입니다. 천이백 미터 높이의 큰 산을 여럿 품은 오천이백 헥타아르 규모의 어마어마한 수목원입니다. 익숙한 옛 단위로는 천오백칠십만 평 정도 되는 규모입니다. 숲도 그렇지만, 방문자센터를 비롯한 부대시설의 규모 또한 방문자를 압도합니다. 특히 세계에서 단 두 곳밖에 없는 시드볼트(Seed Vault 종자영구저장시설) 또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쩌는 수 없이 자주 찾을 수밖에요. 실제로 다음에 다시 뵈올 약속을 나누기까지 했습니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요. 아직은 사람의 손길이 좀더 필요한 상황으로 보이지만, 충분히 기대할 만한 곳입니다.

○ 우리 곁에 찾아온 봄과 함께 시작하는 새 강좌 채비 ○

  오늘부터 대학 강의가 시작됩니다. 벌써 열 여섯 해 동안 이어온 한림대와 인하대에서의 강의가 모두 그렇습니다. 지난 해 가을학기에 처음 연 서강대 평생교육원의 〈나무인문학 2- 나무의 문화〉 강좌도 바로 오늘이 개강일입니다. 지난 주말까지는 강좌 신청 인원이 많지 않았습니다. 예상보다 수강 신청 인원이 적어서 걱정입니다. 아무래도 강의계획서를 부실하게 게시한 게 문제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나무인문학 2- 나무의 문화〉 강좌는 소규모로 진행하되, 세 시간씩 십오 주에 걸쳐 집중할 수 있는 강좌여서 의미가 큰 강좌입니다. 아직 참가 신청을 하지 않으셨지만 관심 있는 분들은 오늘 저녁에 직접 나오셔도 됩니다.

  당장에 특별한 일이 밀려 있는 건 아니지만, 대학 개강을 눈앞에 두고 있으니, 마음이 번거롭네요. 돌아보니 벌써 십육 년이나 되풀이해 하는 일입니다만, 새 얼굴의 새 친구들을 만나야 하는 삼월이면 언제나 어김없이 마음은 설레고 몸은 분주하기만 합니다. 나무 이야기를 전해드려야 하는 오늘의 《나무편지》는 하릴없이 나무 이야기를 제대로 전하지 못하고 마무리해야 하겠습니다. 《나무편지》 짧게 정리하고, 오늘 저녁에 개강하는 서강대 강좌를 비롯해 이번 주에 시작하는 여러 강좌들의 한 학기 계획을 좀더 다듬어 봐야 하겠습니다.

○ 천지를 번개처럼 환히 밝힐 봄을 맞이하기 위해 ○

  오늘 《나무편지》에 담은 사진들은 앞에서 말씀드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서 있는 춘양목, 즉 금강소나무의 풍경입니다. 이 금강소나무는 백두대간수목원을 조성하기 훨씬 전부터 바로 이곳에서 자라던 나무라고 합니다. 그리 오래 된 나무는 아니지만, 금강소나무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갖추고 서 있는 나무입니다. 특히 백두대간수목원이 위치한 곳이 금강소나무를 다른 곳으로 옮겨 가기 위해 한데 모았던 춘양역 부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른 나무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백두대간수목원의 지킴이로 오래 남아 있을 우리의 소나무입니다.

  고요하게, 낮은 곳에서 천천히 다가오는 봄의 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여야 할 시간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느 날 갑자기 온 천지를 소리없이 떠오르는 번개처럼 창졸간에 환하게 밝힐 봄을 더 풍요롭게 맞이하기 위해 지금 봄의 노래를 하나 둘 떠올려야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새 봄, 새 학기 시작을 채비하며 3월 5일 아침에 ……
솔숲(http://solsup.com)에서 고규홍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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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숲의 나무 이야기]는 2000년 5월부터 나무를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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