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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건축가·전직 기자가 펴낸 두권의 책… 문학서 삶을 찾다 날짜 2008.03.07 19:48
글쓴이 고규홍 조회 3590
 

건축가·전직 기자가 펴낸 두권의 책… 문학서 삶을 찾다


국민일보|기사입력 2008-03-06 17:58 





[뉴스를 클리핑하며]





국민일보의 오늘 아침 신문에 소개된 기사입니다.





[뉴스 원문]





'문학이 밥 먹여주냐'는 생각 때문인가. 청춘의 한 시기, 문학소년이 아니었던 이가 있을까마는 어른이 돼서는 소설 대신 자기계발서를, 시집 대신 어학서를 더 가까이하게 된다. 문학은 멀어지고 어려워져 '당신들의 세계'가 돼버렸다. 문학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숲 해설사처럼 매개자가 필요하게 됐다. 그런 수요에 맞춤한 책 두 권이 동시에 나왔다. 둘 다 문인이 아니라 생업에 종사하는 일반인이 썼기에 울림이 깊다.





먼저 건축가 김억중(53)씨가 쓴 '나는 건축에서 문학을 배웠다'(동녘)를 보자.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건축과에 입학했던 저자는 6년여 유학 기간 중 문학을 발견했다. 소설을 쓰기 위해 직업을 버리는 식은 아니었다. 문학이라는 창을 통해 건축을 바라보게 된 것. 어떤 집을 지어야 하느냐는 가치관의 문제를 문학에서 배웠다는 그는 직업인으로서의 문학읽기 경험을 책에 담아냈다. 문학은 자양분이 돼 건축인의 철학으로 뿌리를 내렸다. "(소설 속의 주인공들을 생각하면서) 나는 빛, 공간, 소망이 함께 깃든 방을 마음으로 쓸 줄 아는 이들의 집을 설계하고 싶었다."(55쪽)





아파트에 대한 고민도 소설에서 비롯됐다. "우리 집에서는 모든 게 말라버려요! 그녀의 손에 든 그릇 속에는 모래처럼 뻣뻣하게 마른 밥이 들어 있었다. '간장 접시 보세요.' 과연 간장은 죄다 증발해 버리고 검게 물든 소금 알갱이 뿐이었다. (중략) '저 시멘트 벽은 수분을 빨아들이나봐요'"(은희경 단편 '아내의 상자' 일부·175쪽)





저자는 여주인공의 주장에 공감하면서 성찰없이 지어지는 획일적인 아파트 구조에 생각이 미친다. 문제의식도 문학에서 비롯됐는데 그 답을 문학이 내놓는다. "나는/아파트에다/토담집을 짓는다.// 아파트 사이사이로/돌아나가는 강물이 있어/산책길에/내 발을 적신다"(김지하 시 '아파트 꿈'의 일부·183쪽 )





'나는 건축에서…'가 일하며 찾은 문학에 관한 이야기라면 '나무 칼럼니스트' 고규홍(48)씨의 '나무가 말하였네'(마음산책)는 문학에서 직업을 만나게 된 케이스다. 1999년 12년 기자생활을 청산하고 무위도식하던 고씨에게 시가 찾아왔다. 그것은 답답한 일상에 안개처럼 스며들었다. 그런데 무수히 읽어가던 시들 속에서 유독 나무들이 또렷이 보였다.





"게걸스런 독서에 묵직한 식물도감이 보태졌다. 시에서 찾아낸 나무를 식물도감에서 발견하고…. 재미있었다." ('책머리에') 그가 이름도 특이한 나무 칼럼니스트가 된 내력이다. 이후 '옛집의 향기, 나무'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나무여행' '알면서도 모르는 나무이야기' 등 나무에 관련한 숱한 저서를 냈다. 답사 중 찾아낸 몇몇 나무는 그의 노력으로 천연기념물이 되기도 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70여편의 시와 그 시를 통해 만난 나무들에 관한 이야기를 속삭이듯 들려준다.





"오동나무를 보면 김선우 시인의 '오동나무'가 떠올라 헤벌쭉 웃었고, 자작나무를 보면 김영무 시인의 '겨울나무'가 떠올랐다. 불갑사의 참식나무에선 조용미 시인의 '적막'이, 거리에선 영락없이 김현승 시인의 '플라타너스'가 읽혔다."('책머리에')





나무에 관한 시는 구체적인 나무를 떠올리게 했다.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반듯하게 잘 자란 나무는/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것을"(18쪽). 신경림 시인의 '나무Ⅰ'은 영락없이 생김새는 훌륭했지만 열매를 맺지 못해 마을 사람들에 외면당했던 의령에서 만난 감나무 얘기였다. 저자는 시에 관한 단상을 풀어놓으면서 백과사전식 정보를 덤으로 제공한다. 두 책을 찬찬히 읽어가다보면 '문학이 밥 먹여주냐'는 생각은 쏙 들어가고, 밥벌이하느라 내쳤던 문학이야말로 삶을 지탱하는 '밥심'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차오르게 된다.





손영옥 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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