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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무 찾는 일은 그리움, 나무 만나는 일은 행복 날짜 2008.06.17 14:29
글쓴이 고규홍 조회 3184
 

나무를 찾아다니는 일은 그리움이고, 나무를 만나는 일은 행복이다


- 나무를 찾아 10년을 헤맨 사람, 나무 칼럼니스트 고규홍 씨





출판저널/2007. 09/ vol 382





글 정윤희 기자/ 사진 박신우 기자





성균관대학교 명륜당에서 나무 칼럼니스트인 고규홍(47) 씨를 만나기로 했다. 명륜당 마당에 400살 남짓 나이를 먹은 느티나무 그늘에 그가 나무처럼 앉아 있었다. 기독교방송 <손숙의 아주 특별한 인터뷰> 코너에 게스트로 초청돼 녹음을 하고 오는 길이란다.





뉘엿뉘엿 떨어지는 해가 아까워 사진을 먼저 찍기로 했다. 사진을 찍는 중에도 자연스레 나무를 소개시켜 준다. "이 회화나무는 선비들이 좋아하는 나무예요. 여름에 꽃이 피는데 우유 빛깔이 나요. 꽃이 지면 열매가 몽글몽글 여물기 시작하죠." 땅에는 피었다가 진 꽃잎들이 흙색으로변해 있었고, 나무에는 열매들이 포도송이처럼 열려 있었다. “나무를 분류할 때 씨앗의 생김새가 중요한 기준이 돼요. 이 나무 좀 보세요. 나무에 날개 달린 나방모양의 씨앗이 달렸다면 단풍나무예요. 이 씨앗이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죠.” 잎사귀 같은데 설명을 듣고 보니 나방 모양의 씨앗들이다.





그는 나무와 사람 사는 이야기를 글로 전해주는 나무 칼럼니스트이다. ‘이 땅의 큰 나무’ ‘절집나무’ ‘알면서도 모르는 나무 이야기’에 이어, 올해 4월 ‘옛집의 향기, 나무’ 와 6월에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나무여행’을 펴냈다. 6월에 나온 책은 반응이 좋단다. 이곳 저곳에서 인터뷰하자는 전화가 물밀 듯 밀려온다며 천진스럽게 웃는다.





중앙일보에서 12년 동안 기자였던 그가 출퇴근하기 싫다는 이유로 대책 없이 무작정 사표를 던지고, 나무와 새 삶을 꾸리기 시작한 지 10년째다. 퇴직 후 그해 현대문학상 수상작인 김영하의 ‘당신의 나무’와 동연출판사에서 나온 ‘그리스 로마 신화’ 딱 두 권만 가방에 넣고 쌀과 김치만 싸서 충남 태안군에 있는 천리포수목원으로 향했다. 천리포수목원에서 두 달 동안 그가 한 일은 고작 하루 종일 산책하고 일몰을 지켜 보는 일이었다.





"9년 전 목련나무를 처음 만났을 때 싸락눈이 흩날리는 겨울이었어요. 산책 중에 나무에 하얀 꽃이 피어 있길래 가까이 가서 봤더니 목련이더라고요. 한 겨울에 꽃을 피우는 데는 뭔가 사연이 있을 것이다. 그 사연을 캐고야 말겠다는 기자 정신이 발동했고, 나무에 얽혀 있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찾아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무의 이름과 사연을 사람 사는 이야기와 섞어 연구해보자는 생각을 유일하게 지지해 준 사람은 동갑내기 대학친구인 아내이다. 고등학교 영어 교사인 아내 내조 덕분에 매해 5만 킬로미터 가까이 전국을 떠돌며 온갖 나무와 외도를 할 수 있었다. 컴퓨터에 정리해 놓은 나무만 해도 2천여 그루이다. 400살 넘은 노거수(老巨樹)를 거의 다 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2천 그루 외에도 못 본 나무들이 많다며 평생에 걸쳐 해야 할 일이 나무를 보러 다니는 일이란다. 그 덕분에 빛을 본 나무들도 꽤 있다. 경기도 화성에 있는 물푸레나무는 천연기념물 제470호로 지정됐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감나무와 선암사에 있는 매화나무도 곧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





그는 '나무는 사람과 닮지 않았다'라며 나무처럼 사는 것은 전혀 낭만적인 삶이 아니라 격동적인 삶 그 자체란다.





"지구상에 있는 생명체 중에 늙어가면서 아름다울 수 있는 유일한 생명체는 나무예요. 나무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아름답죠. 제가 요즘 손가락 물리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인데요. 아침마다 파라핀에 손을 집어넣다가 뻬서 20분 동안 파라핀이 마르기를 기다려야 해요. 손을 보면서 문득 나무 생각이 나더라고요. 우리는 겨우 손으로 외부와 접촉하지만 나무는 온몸으로 외부와 접촉하며 살잖아요. 비바람, 눈보라 등 욕심 없이 가만히 앉아서 전부 받아들이다 보니까 아름다울 수 있는거예요."





아름다움을 보러가는 길은 힘들고 고단하다. “그 맛에 다니고, 그래서 또 가게 되는” 건 나무와 마음을 맞추기 때문이다. 그리운 사람을 만나듯 마음에 든 나무들은 계속 가서 본다. 나무 한 그루를 제대로 보는 시간은 적어도 2년이 걸린다고 한다. 봄에 이파리 돋아날 때, 꽃 필 때, 가을에 단풍들 때, 낙엽이 져서 가지만 앙상할 때, 즉 사계절을 봐야 한번 봤다 고 말할 수 있다.





그가 운영하는 솔숲닷컴(http://solsup.com)에 “올해는 좀더 천천히 걷겠습니다”라는 심정을 내비쳤다. 다음 책을 이미 출판사와 계약을 끝냈음에도 출간 계획을 1년 더 미루었다. 천천히 걸으면 어떤가. 나무는 항상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나무를 그리워하고 그들의 안부를 묻는 행복한 사람의 마음이 잔잔하게 다가온다.

김형준 (2008.06.19 03:50)
나무에 걸쳐서 산신령 처럼 가부좌하고 찍은 사진 봤습니다. ^-^ 교수님 유명인 ㅋㅋ
손님 (2010.03.14 22:03)
우리집에 노거수로 보호해야할 감나무 한그루가 있습니다 이 땅을 샀을때 감이 잘 열리지 않는다고 가지를 전부 톱으로 강하게 잘라 내었고 나무둥치만 남아있더군요 이제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만큼 회복되었죠 가지는 뒤틀려 꼬여있고 뿌리는 많이 튀어나와있는데 통행하는데 불편하여 흙을 덮었죠 구례군 토지면 파도리 구례동중학교 뒷집입니다(동방천) 구례에서 하동방향으로 8km입니다 혹 지나시면 들르십시요 010-7171-2774 손영채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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