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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들어보시겠어요, 꽃들이 전하는 말 - 중앙일보 2011.11.05 날짜 2012.01.19 16:46
글쓴이 고규홍 조회 2717

들어보시겠어요, 꽃들이 전하는 말


[중앙일보] 입력 2011.11.05 00:10 / 수정 2011.11.05 00:13


천리포에서 보낸 나무편지


고규홍 지음, 김근희


이담 그림, 아카이브


341, 19000


 


봄이 오면 낮게 피어나는 꽃이 있다. 지름은 고작 1.5. 관심없는 이들은 그저 들꽃이려니하고 스쳐 갈 작은 꽃이지만 자연 가까이 살았던 우리 선조들은 이 꽃에 이름을 붙여줬다. 노루귀. 꽃이 피어난 뒤에 돋아나는 잎사귀가 노루의 귀를 닮았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자연을 벗삼아 살았던 옛 사람의 마음으로 꽃과 나무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가며 10여 년간 글을 써 온 사람이 있다. 꽃이 피면 어쩔 줄 모르고 꽃이 피었습니다. ! 꽃들이 예쁘게 피었습니다라며 아이처럼 감탄하는 그는 전직 기자, 현직 나무 에세이스트고규홍씨다. 그가 천리포 수목원에서 만난 꽃과 나무 이야기를 담은 천리포에서 보낸 나무편지를 냈다. 꽃과 나무가 언제 어떤 모습으로 피는지, 어떤 삶을 살아내는지를 세세히 들여다보고 기록했다. 식물도감만큼 자세한 정보를 주지만, 읽기는 수월하다.


 


 충청남도 태안군 바닷가 바로 옆에 자리한 천리포 수목원은 15000여 종의 식물이 자라는 곳이다. 2009년 일반에 공개된 후 국제수목협회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하기도 했다. 저자는 이곳을 “1365일 꽃 없는 날이 단 하루도 없는 곳이라 소개하며 가만히 있으면 꽃이 말을 걸어온다고 한다. 그리고 꽃봉오리 하나에서 30~40개의 꽃송이가 피어나는 산수유를 직접 세어보기도 하며 직접 체험한 이야기들을 두런두런 들려준다.


 


 목련·동백 같이 친숙한 꽃부터 만병초처럼 생소한 것까지 섬세하게 그려낸 김근희·이담 부부의 그림은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우선 꽃 그림부터 본 후 천천히 글을 읽어나가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주말 야외에 나가 꽃과 나무를 만나면서도 그들의 이름과 얽힌 이야기를 몰라 답답했던 이들에게 훌륭한 안내서다. 자연의 살림살이에 도통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에게도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줄 글과 그림이다.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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